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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앨범 추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추천할 앨범은 Lupe Fiasco의 신작입니다.

뭔가 앨범에 관한 글이나 아티스트 관련한 글을 쓸때 시카고 출신 래퍼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제가 특별히 시카고에 애정이 더 있는건 아니지만 뭔가 제가 좋아하고 나서 찾아보면 시카고 출신 래퍼였던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아무튼 오늘 추천할 앨범은 따끈따끈한 신작  Lupe Fiasco – GHOTIING MIT 입니다.

7곡 짜리 EP이고 특이한 부분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니라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셔야 들으실 수 있다는 점 입니다.

https://listart.stqry.app/1/tour/55310

 

MIT Public Art

 

listart.stqry.app

 

이 링크는 MIT art page 인데요.

루페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으시던 분들이라면 갑자기 왠 MIT?라고 느끼실 법도 합니다.

하지만 루페는 MIT에서 랩관련 강의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BHRsYhYb-o

 

그래서 MIT와의 협업이란게 완전 뜬금없는 협업은 아니죠.

이 협업에서 루페는 MIT 안에 있는 여러 예술 조형물들에 영감을 받은 곡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트랙명과 그 트랙이 어떤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Sailing Flavor

La Grande Voile, 1965 Alexander Calder

 

2. 3 Piece Flavor

Sacrifice III, 1949 Jacques Lipchitz, Hagar in the Desert, 1957 Jacques Lipchitz & Bather, 1923 Jacques Lipchitz

 

3. ALL CAPS FLAVOR

Elmo-MIT, 1963 Dimitri Hadzi

 

4. Muse Flavor

Birth of the Muses, 1944–50 Jacques Lipchitz

 

5. Molecule Flavor

Chord, 2015 Antony Gormley

 

6. Alchemist Flavor

Alchemist, Jaume Plensa

 

7. FunHouse Flavor

Non-Object (Plane), 2010 Anish Kapoor

 

사실 각각의 예술품들에 영감을 받은 트랙을 담아 앨범을 구성한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 앨범에는 또 다른 감상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앨범을 RateYourMusic에서 찾아보시면 장르에 Field Recordings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https://rateyourmusic.com/release/ep/lupe-fiasco/ghotiing/

이 태그를 보고 예상하시겠지만 이 앨범은 각각의 조형물들 앞에서 현장녹음된 앨범입니다.

이 작업방식이 앨범 제목과 연관되어있기도 하죠.

아마 루페는 자신의 필드 레코딩 방식을 GHOTIING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GHOTI는 FISH와 동의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왜 GHOTI가 FISH인지는 설명이 복잡하지만 아무튼 영어의 엉망인 발음 규칙을 적당히 때려넣으면 GHOTI = FISH가 된다는 뭐 그런 말입니다.

그니까 앨범 제목인 GHOTIING은 FISHING 즉 낚시가 되는거죠.

여담으로 루페의 곡중에도 GHOTI라는 제목을 쓴 노래가 있죠.

https://www.youtube.com/watch?v=FNTVTo5u5NY

 

아무튼 GHOTIING 이 앨범을 작업할때는 아이패드와 마이크를 예술 작품 옆에 설치하고 그 현장에서 녹음을 했던 모양입니다.

 

루페의 인스타를 보시면 이것을 En Plein Air식 리리시즘을 융합한 방식이라고도 하는데 이게 프랑스어로 야외에서 작업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각 곡은 해당 곡이 영감을 받은 조각물 앞에서 감상할 때 가장 완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도 설명합니다.

이 조형물 앞에서 각 트랙들을 듣는다면 루페가 의도한대로의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겠죠.

 

이런 이야기들은 각설하고 그래서 이 앨범의 완성도가 괜찮냐라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발매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듣지 않고 넘기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고 설명을 드릴 것 같습니다.

 

일단 루페가 잘하는 그 재즈풍의 비트, 앱스트랙트 힙합은 여전합니다.

저는 루페가 Samurai에서도 보여준 특유의 재즈힙합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비트가 귀를 사로잡습니다.

첫 트랙을 돌리면서 나오는 재즈비트에서부터 몰입이 확 되는데 가사또한 그 예술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듯한 가사를 들을 수 있습니다.

 

1번 트랙 Sailing Flavor 가사 중

 

Black structure,  
검은 구조물,

Steel plates riveted real great
강철판이 리벳으로 아주 잘 고정되어 있고

In the eye of the beholder
그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어.

 

위 가사 일부분에서 루페는 La Grande Voile, 1965 Alexander Calder 이 작품을 보며 드는 시각적인 인상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 앨범이 그저 예술 작품들의 단순한 시각적인 감상을 드러내는 가사로만 이어지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또 다른 트랙에서는 작품을 보며 느끼는 영감으로 이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3번 트랙 ALL CAPS FLAVOR 중

 

If in addition, 
만약 거기에 더해,

They'd be fostered and encouraged
그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자라고 격려된다면,

In a manner of right and proper living, 
도덕적이고 바른 삶의 방식으로 말이지.

And the principles thereof 
그 삶의 원칙들이

Properly inculcated
잘 주입된다면,

To the end, that they may be kept
결국 그들은 보호받을 수 있을 거야,

From evil environments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And guarded against baneful influence.
파괴적인 영향들로부터 말이야.

 

그리고 7번 트랙의 가사에서는 예술 작품이 휘어있는 거울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나오는 좋은 메세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이 가사의 레퍼런스가 휘어있는 거울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더욱 재미있어지는 가사중 하나죠.

 

7번 트랙 FunHouse Flavor 중

 

you ever reflect on your surface,
네 겉모습을 마주한 적 있어?
  
dissect what your purpose is,
네 목적이 뭔지 파헤쳐본 적 있어?
  
and curve whatever you can't work with? 
네가 다룰 수 없는 건 그냥 휘어 넘긴 적 있어?

 

이 앨범을 들으며 다시금 느끼는 것은 루페의 앨범 루페 특유의 시적인 작사가 매력적이라고 느낍니다.

제가 모든 외국 힙합 앨범을 가사를 찾아가며 듣는 것은 아니지만 루페의 앨범은 가사를 꼭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앨범또한 가사를 보면서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래서 제 전체적인 감상은 제 취향에 맞는 앨범이 이렇게 나와준 것에 감사하다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 앨범 감상문을 쓰려고 가사도 해석해보고 저 예술작품들이 어떤 작품들인지도 찾아보고 음악도 들으면서 간만에 학생시절로 돌아간 듯한 캠퍼스 감성의 그런 느낌을 받아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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