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계에서의 AI 사용에 관해
요즘 가장 핫한 주제라고 하면 역시 AI입니다.
테크 관련 분야 뿐만 아니라 예술계 쪽에서도 AI는 가장 핫한 주제인데요.
많은 분들이 요즘 AI를 사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내고는 합니다.
최근에 유행했던 지브리 풍의 사진도 그렇고요.
아니면 특정인물의 목소리를 입힌 AI 노래 커버도 있죠.
아니면 아예 작곡 자체를 AI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요즘은 AI가 음악과 관련되어 사용되는 일이 굉장히 빈번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음악계에서의 AI 사용에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음악계라고는 했지만 제가 아무래도 힙합쪽에 관심이 많다보니까 예시를 그쪽에서 많이 사용할 것 같습니다.
리스너들에게 음악에서의 AI 사용이 논란이 되었던 사례를 하나 생각해보라면 먼저 Kanye West의 VULTURES 2가 떠오르는데요.
그중에 SKY CITY와 FIELD TRIP의 칸예 벌스 부분이 AI가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ttps://x.com/yeunrlsd/status/1819705660675891508
위 내용 관련한 트윗입니다.
사실 VULTURES 2는 AI 사용보다는 앨범의 퀄리티 자체가 문제였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당연하게도 리스너들중 벌스 부분에 AI를 사용하는 것을 반가워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칸예는 AI를 새로운 음악계의 혁명으로 보았고 자신의 음악에서 AI관련한 것들을 실험해보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칸예가 준비중인 새 앨범 BULLY에도 AI의 사용을 해보려 했던 것 같고요.
https://www.hotnewhiphop.com/882696-kanye-west-shows-off-how-ai-bully-hip-hop-news
Kanye West Shows Off How He's Using AI In The Making Of "Bully"
About The Author Cole Blake is a current staff writer at HotNewHipHop based out of New York City. He began writing for the site as an intern back in 2018 while finishing his B.A. in Journalism at St. John’s University. In the time since, he’s covered a
www.hotnewhiphop.com
이건 올해 2월달의 기사인데 "It's like the next version of sampling," "Like when sampling happened, they hated it."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이 당시의 칸예가 음악에서의 AI 사용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알 수 있죠.
여기서 제가 '이 당시'라고 하는 것은 최근의 칸예는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Kanye West Twitter rant erupts as unfinished album BULLY V1 drops with AI vocals | The Express Tribune
Kanye West's Twitter rant targets industry figures as he unexpectedly releases BULLY V1, an unfinished album.
tribune.com.pk
3월에 BULLY의 미완성본을 본인이 공개했는데 이때 본인이 갑자기 AI가 싫어졌다며 AI 부분을 재녹음 할거라고 했기 때문이죠.
칸예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건 항상 그래오던 것이기에 진짜 AI가 싫어진건지 그냥 어그로를 끄는건지는 BULLY의 완성본이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칸예에게 이런 AI 사용 논란이 있었다면 또 다른 랩스타 Playboi Carti에게도 AI 벌스 사용 논란이 있었는데요.
The weeknd의 곡 timeless의 카티 파트가 AI라는 주장이죠.
https://www.reddit.com/r/CartiCulture/comments/1g1831m/timeless_is_ai/
From the CartiCulture community on Reddit: TIMELESS IS AI.
Explore this post and more from the CartiCulture community
www.reddit.com
2024.09.25일 Timeless 라는 트랙의 오리지널 버전이 유출 되었는데 이버전에 AI 카티와 위켄드의 벌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4.09.27일 정식 트랙이 발매되었는데 다른 점이라면 위켄드는 자신의 파트를 본인의 목소리와 가사로 재녹음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 중 크레딧에 있는 사람들 중에 카티 목소리 AI로 곡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때도 사람들의 반응은 그닥 좋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이렇게 음악계의 AI를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금 이 시대에 여러 음악가들이 AI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Tyler, the Creator가 창작물에서의 AI사용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https://www.complex.com/music/a/tracewilliamcowen/tyler-the-creator-artificial-intelligence
Tyler, the Creator Says A.I. 'Will Never Catch Up to Me C...
Tyler argues that such tech should be put toward fighting...
www.complex.com
"I think A.I. needs to do the mundane shit like figure out the robot to fix these fucking potholes or get this damn smog. … Adding snares and drawing? Like, no,"
"나는 AI가 로봇을 이용해서 도로의 구멍을 메우거나, 이 망할 스모그 문제 같은 지루한 일이나 처리했으면 좋겠어. 스네어나 드로잉을 AI가 하게 한다고? 아니지,"
"That’s the superpower that we have that keeps things unique and moving forward. Why have a computer do that special power that us as humans have?"
"그건 우리가 가진 초능력이야. 우리 인간이 유일하게 지닌, 세상을 독창적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능력. 왜 그런 특별한 힘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하냐는 거야."
또 영국의 음악가들은 AI가 자신들의 작품을 사용하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성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죠.
https://www.cbc.ca/news/entertainment/musicians-silent-album-ai-protest-1.7467700
British musicians release silent album to protest AI use of their work | CBC News
With contributions from artists including Kate Bush, Annie Lennox, Cat Stevens and Damon Albarn, the album was released Tuesday to protest proposed British changes to artificial intelligence laws that artists fear will erode their creative control.
www.cbc.ca
외에도 여러 아티스트들이 AI 사용에 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사용이 마냥 부정적인 것이냐고 생각해보면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AI 사용으로 분명히 편해진 부분들도 존재하거든요.
카티와 위켄드 사례에서도 보이듯이 실제 곡을 제대로 녹음하기 전 스케치로 AI를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좋거든요.
힘을 주고 녹음을 하지 않아도 이 곡이 어떤 느낌으로 나올 수 있을까 미리 알기도 편하고요.
그리고 또 다른 사용으로는 샘플링을 해야할때 보컬, mr 을 분리시켜야 하는 경우, 요즘은 AI로 가능합니다.
음악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도 버튼 한번 누르면 보컬과 mr을 분리시킬 수 있죠.
이것 또한 이전보다 접근성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또 작사 부분에서도 AI 사용이 잘 쓰일 수 있는 사례가 있는데요.
바로 뛰어난 작사가로 알려진 래퍼 Lupe Fiasco의 사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ZVw06KceXA
이 영상에서 루페 피아스코는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어떻게 하면 작사를 효율 좋게 할 수 있는지를 소개합니다.
이 처럼 AI는 사용하기에 따라 정말 좋은 작곡 또는 작사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새로운 기술이 발명될때 마다 사람들이 반발해 오는 것은 항상 있었습니다.
19세기 중반 사진이 발명 되었을때 화가들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화가들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사진은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저 사물 또는 인물을 똑같이 그려내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살아가던 화가들은 돈을 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미술이 망했냐고 물으면 우린 이미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 이후의 미술은 많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거치며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계에서의 AI가 미술계에서의 사진의 발명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이미 지금 평범한 음악가들이 하고 있는 '좋게 들리는 듯한 음악'은 이미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음악가들도 19세기의 화가들처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야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단순히 좋게 들리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어떤 것을 고민해내고 창작하는 그런 것 말이에요.
AI는 음악계를 약탈하러 온 약탈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많은 일반인들을 작곡으로 입문하게 할 재밌는 도구일지도 모르죠.
(이건 하나의 예지만 어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ai를 사용한 4컷 만화를 꾸준히 업로드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마 그분은 머리속에 만화를 그릴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그림을 못그린다는 한계에 부딪혀 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AI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루페 피아스코처럼 훌륭한 협업툴로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아니면 어떤 게으른 음악가처럼 본인의 벌스를 대신 녹음해주는 용도로 쓸 수도 있겠죠.
다만 모두들 AI가 좋은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지적하는 점은 저작권 문제입니다.
AI는 기본적으로 학습 후 결과 도출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학습이라고 함은 지금까지 발매된 음악가들의 음악을 이야기 하겠죠.
그래서 영국의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음악사용을 반대한다고 했던 것이고요.
물론 그것에 대해서도 인간들도 결국엔 기존의 음악들을 학습하고 모방하고 재창조해 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것이 AI과 근본적으로 다를게 뭐냐고 말하죠.
이 말도 물론 틀린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AI의 기술에 발전에 비해 사람들의 인식과 제도는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2000년대 우리나라의 음원 저작권 인식처럼요.
하지만 여러 부침을 겪지 않고서는 인식과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함에따라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논란들이 생기겠지만 결국 우리는 적절한 합의점에 도달하여 예술계에서 AI가 좋은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